최근 몇 년간 무인 점포 창업이 유행처럼 번지면서, 퇴사 이후 자영업으로 전환하려는 사람들 사이에서 ‘무인 아이스크림 가게’는 매우 매력적인 선택지로 떠올랐다. 나 역시 회사생활을 15년간 지속해오다 업무 과중과 번아웃으로 퇴사를 결심했고,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며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을 선택했다. ‘인건비가 들지 않고, 상품 회전율도 높으며, 24시간 자동으로 운영되니 쉽게 돈을 벌 수 있다’는 말을 믿었고, 온라인 창업 커뮤니티에서 접한 수익 인증 글들은 내게 확신을 줬다. 하지만 실제 창업 이후 마주한 현실은 예상과 전혀 달랐다. 이 글에서는 퇴사 후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를 창업한 과정을 공유하고, 직접 부딪힌 문제점들과 그 해결 방안을 상세히 정리해보겠다. 이 글이 향후 같은 창업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현실적인 기준점을 제공하길 바란다.
창업 준비 단계: 생각보다 복잡한 선택과정
처음엔 ‘무인 아이스크림 가게’라고 해서 단순히 냉동고 몇 개에 결제 단말기만 설치하면 되는 줄 알았다. 하지만 막상 준비를 시작하니 결정해야 할 요소가 너무 많았다. 가장 먼저 고민한 것은 프랜차이즈 여부였다. 프랜차이즈 가맹 시 브랜드 인지도와 물류 지원은 장점이지만, 가맹비와 로열티로 인해 초기비용이 1천만 원 이상 더 들 수밖에 없었다. 결국 나는 비용을 아끼기 위해 독립 매장을 선택했다. 점포는 유동인구가 어느 정도 확보되는 소형 아파트 단지 앞 1층 상가로 정했고, 보증금 700만 원, 월세 60만 원으로 계약했다. 냉동고는 중고 제품 3대를 구매했고, 카드단말기와 POS 시스템, CCTV까지 포함해 약 1,200만 원이 소요됐다. 초도 아이스크림 물량 확보에는 약 300만 원을 지출했고, 인테리어는 최소화해 직접 페인트칠과 진열대를 설치하며 비용을 절감했다. 창업 준비에만 약 2,800만 원이 들었으며, 그 과정에서 체력적·심리적으로 예상보다 많은 부담을 느꼈다.
운영 초기: 생각보다 많았던 돌발 상황들
오픈 첫 주는 상상 이상으로 바빴다. 예상치 못한 상황들이 연이어 터졌다. 첫 번째 문제는 결제 오류였다. 카드 단말기가 일부 카드사와 호환되지 않아 고객 불만이 발생했고, 현장 대응이 어렵다 보니 재방문율이 급감했다. 두 번째는 냉동고 온도 문제였다. 중고 장비를 저렴하게 구매한 대가로 온도가 불안정했고, 일부 제품이 반쯤 녹아버려 전량 폐기해야 하는 사태가 발생했다. 세 번째는 도난 문제였다. 무인 매장의 특성상 야간에는 누구도 감시하지 않기 때문에 일부 고객이 제품을 들고 나가는 장면이 CCTV에 여러 번 포착됐다. 나는 급히 CCTV 4대를 추가 설치하고, 출입문에 “실시간 모니터링 중” 안내 문구를 부착했지만, 도난을 완전히 막지는 못했다. 가장 큰 어려움은 생각보다 낮은 매출이었다. 평일 하루 평균 매출은 5~7만 원 수준에 그쳤으며, 토요일에도 10만 원을 넘기기 힘들었다. 결국 한 달 수익은 200만 원 미만으로, 월 고정비조차 겨우 충당할 수준이었다.
수익 개선을 위한 전략 수정과 실제 변화
운영 2개월 차부터 나는 수익 개선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. 첫 번째로 시도한 건 SNS 기반 홍보였다. 지역 맘카페와 인스타그램, 블로그 체험단을 통해 리뷰와 인증 사진을 올리도록 했고, 후기 작성 시 할인쿠폰을 제공했다. 두 번째는 품목 다양화였다. 기존 아이스크림 중심에서 벗어나 냉동 떡볶이, 냉동 김밥, 캔 음료 등을 추가하며 평균 객단가를 올렸다. 세 번째는 리필 정책 변경이다. 과거에는 전량 리필을 본사가 담당했지만, 독립 매장 운영자인 나는 직접 물류 업체와 계약해 단가를 낮췄다. 네 번째는 방문 이벤트 운영이다. 예를 들어 “인증샷 남기면 아이스크림 1개 증정” 같은 SNS 연계 프로모션을 주말마다 실시했다. 이 네 가지 전략을 병행하면서 3개월 차부터는 하루 평균 매출이 10~12만 원으로 증가했고, 월 매출은 약 300만 원 후반까지 회복됐다. 비로소 월세와 재고비용, 전기세 등을 감안해도 소폭 흑자를 기대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었다.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은 절대 ‘자동’으로 이뤄지지 않았고, 매일 관리와 홍보가 병행돼야만 가능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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